SW미래직업 |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SW미래직업 가이드 - 3D 프린팅 편

SW중심사회 2016-11-11 4297명 읽음

 

 

지난 8월에 열린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양궁은 사상 최초로 전 종목을 석권하며 금메달 4개를 거머쥐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이번 성적엔 3D 프린팅 기술이 한몫했다고 밝혀져 화제가 되었죠. 선수들 개개인의 손가락 길이에 맞춘 그립을 1mm의 오차도 없이 즉석에서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리우장애인올림픽에 참여한 미국 선수들은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경량의 공기역학적 탄소섬유 휠체어와 맞춤형 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3D 프린팅 기술은 이제 0.0001초의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육상화(좌)와 공기역학적 탄소섬유 휠체어(우)>

 

3D 프린팅은 1984년 미국 3D Systems의 찰스 헐(Charls W. Hull)이 입체 모델링 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상용화된 기술입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프린터는 평면 종이에 인쇄하는 2D프린팅 방식이지만, 3D 프린팅은 캐드와 같은 소프트웨어로 만든 3차원으로 설계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잉크 대신 플라스틱이나 금속가루, 티타늄 등의 다양한 조형재료를 벽돌을 쌓아 올리듯 층층이 축적하며 입체적인 물체를 제작합니다. 제작물의 조형재료가 수많은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어 3D 프린팅의 공식 명칭은 ‘적층 가공’이란 뜻의 ‘AM(additive Manufacturing)’이라고 부릅니다.

 

3D 프린팅은 제품, 특히 시제품을 제작할 때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약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람보르기니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4만 달러 투자해 120일 동안 제작해야 했던 시제품을 FDM 방식의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불과 3,000달러에 30일간 제작한 성과를 공유한 바 있습니다. 3D 프린팅으로 93%의 비용 절감과 83%의 시간을 단축시킨 것이죠. 뿐만 아니라 3D 프린팅은 거의 모든 재료를 사용해 매우 복잡한 형상도 일체형(One-body)으로 제작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불필요한 재료의 낭비도 줄이고, 소비자 생산, 맞춤 생산, 1인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조형재료를 쌓아 올려 제작물을 만드는 3D 프린팅 기술>

 

이런 이유로 3D 프린팅은 2012년 최고의 발명품 26선 중 하나이자 인터넷보다 더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2013년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10대 핵심 기술,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할 대표 기술로 꼽히고 있습니다. 게다가 3D 프린팅 기술이 점점 발달해 산업용은 물론 소비재, 전자장치, 의료, 자동차 산업 등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시장 규모는 2014년 39억 달러에서 2018년 162억 달러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이에 미래 직업으로 3D 프린팅 관련 직업들이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팅 산업이 성숙해짐에 따라 3D 프린터 장비 및 솔루션 개발자, 부품설계 전문가, 3D 프린터 소재개발자, 3D 모델러, 3D 프린터 운영관리자, 3D 프린팅 컨설턴트, 3D 프린팅 전문강사 등 신규 인력의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산업 분야와 결합한 신종 직업도 예상됩니다. 가령 바이오 인공장기 기술자, 3D 프린팅 디자이너, 3D 프린팅 예술가, 3D 프린팅 패션디자이너, 3D 프린팅 식품개발자, 불법 도면 검열요원, 3D 프린팅 저작권 관리사 등이 있죠. 국내 시장의 예상되는 3D 프린팅 일자리 수만도 2016년 1,119개에서 2025년 7,799개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 이에 다가오는 미래에 어떤 3D 프린팅 관련 미래 직업들이 활약하게 될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pisode1. 미래의 의식주 생활을 리드하는 3D 프린팅 전문가들

초등학교 3학년생인 현지의 꿈은 3D 푸드디자이너입니다. 지금까지 없던 요리를 만들어 많은 사람이 먹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래서 현지는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3D 푸드 프린팅용 재료 가게를 둘러보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어떤 맛의 재료가 나왔는지 확인하면서 그 맛의 요리를 상상하는 게 너무너무 흥분되는 일 중에 하나. 마침 가게 주인이 현지를 알아보고 오늘 새로 나온 재료가 있다고 추천합니다.

 

“현지야, 오늘 소시지 맛과 시금치 맛 재료가 나왔는데 한 번 볼래?” 그 말에 현지는 새로 나온 재료의 향을 음미한 후 새끼손가락으로 액체 재료를 콕 찍어 맛을 봅니다. 정말 소시지와 시금치 천연의 맛이 느껴졌죠. 엄마에게도 맛보이고 싶은 현지는 그동안 모아둔 용돈으로 신제품을 사기로 했습니다. 요리 연습도 할 겸 맞벌이하시느라 늦게 오시는 엄마아빠를 위해 요리 실력을 발휘하기로 했죠. 엄마아빠가 좋아하실 걸 상상하니 신이 납니다.

 

 

집에 돌아온 현지는 서둘러 생일 선물로 받은 개인용 3D 푸드 프린터를 꺼내 준비합니다. 그동안은 간단한 쿠키만 만들었던 탓에 컴퓨터를 켜고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3D 식품조리사 오로라 씨의 조리법을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이어 오늘 구입한 요리 재료를 이용해 피자를 굽기로 하고, 프린터 카트리지에 밀가루, 치즈, 토마토, 소시지, 시금치, 양파 등의 푸드 잉크를 차례로 집어넣었죠. 그리고는 3D 푸드 프린터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재료의 양을 조절하며 요리 형태를 만들어봅니다. “처음엔 밀가루를 깔고, 그 위에 토마토랑 치즈를 올리고, 시금치와 양파, 소시지도 올리면~~” 마지막으로 피자 모양을 하트 형태로 예쁘게 꾸며 마무리까지 완료!

 

요리 설계를 끝낸 현지는 곧장 ‘전송’ 버튼을 눌러 3D 프린터로 데이터를 보내고, 3D 프린터를 동작시킵니다. “쓰윽~ 쓰윽~” 재료들이 층층이 쌓이면서 원하는 모양과 두께의 피자가 만들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얼른 엄마아빠에게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이에 엄마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오시라고 재촉하는 현지. 곧 있으면 온 가족이 맛있게 피자를 먹을 수 있겠죠? 동시에 현지는 최고의 3D 푸드디자이너가 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자신의 요리를 선보이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현재 국내 3D 프린팅 기술은 시제품 제작과 교육 용도로 보급되어 있습니다. 스타트업 양성기관에서는 창업 아이템이나 신제품 개발 지원을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하는 시제품 제작 기술자가 배치되어 있고, 교육기관에서는 3D 프린팅 전문강사들이 학생들에게 프린터 사용법과 제작 노하우와 활용 사례 등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3D 프린터의 특징에 따라 원하는 제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출력을 지원하는데요, 이런 인력이 필요한 이유는 3D 프린터는 적용 기술에 따라 종류가 정말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널리 보급된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의 3D 프린터는 노즐에 가한 고열로 원재료인 필라먼트를 녹이면서 층층이 쌓아 제작물을 만듭니다. 또한, SLA(Stereo Lithography Apparatus)와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방식은 빛을 쐬면 굳어지는 광경화 액체(UV)를 재료를 활용합니다. 빔 프로젝트로 자외선 그림을 쏘아 올려 액체를 굳히는 방식으로 제작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출력의 질이 좋기로 알려진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방식은 원재료인 파우더를 쌓아 펼쳐놓은 후 원하는 부위에만 강한 레이저를 쏴 가루를 단단한 덩어리로 결합해 제작물을 찍습니다. 특히 SLS는 파우더 소재를 금속, 세라믹, 폴리머, 아크릴 등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 외에도 시트를 접합하는 방식, 직접 에너지를 증착시키는 방식 등 3D 프린터의 종류와 출력에 쓰이는 소재(원재료)는 다양합니다.

 

<SLA 방식(좌)과 SLS 방식(우)의 3D 프린터>

 

따라서 기업이나 일반인이 출력하기 원하는 제작물에 따라 어떤 3D 프린터와 소재를 이용할지 결정하고 자문하는 3D 프린터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수요가 커지고 있죠. 현재는 시제품 제작 기술자들이 이 역할을 맡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산업 특성에 맞춰 3D 프린터 활용 기술 자문을 담당할 3D 프린팅 컨설턴트의 활약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은 ‘3D 프린터 전문가’로 통칭하는 직업이 프린터 개발 및 운영 과정에 따라 전문 직업으로 나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앞서 언급한 FDM, SLA, DLP, SLA 등 제작물을 찍는 방식을 고도화하거나 새로운 3D 프린팅 방식을 고안해 장비를 개발하고, 장비를 운영할 소프트웨어를 짜는 3D 프린터 장비 및 솔루션 개발자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3D 프린팅 시장은 개인용 및 산업용으로 구분되고, 산업용은 다시 우주/항공, 로봇, 패션, 식품, 건축, 자동차 등으로 특화되기 때문에 분야별로 맞춤형 3D 프린터의 등장이 예상되는 상황. 이에 각 사업군의 기업들이 3D 프린팅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들 직업의 수요는 커질 것입니다.

 

새로운 3D 프린터 장비 및 솔루션이 나올 때마다, 산업별 새로운 제품(제작물)이 기획될 때마다 3D 프린팅 소재 개발자의 역할이 부각될 것입니다. 지금의 잉크 카트리지처럼, 제작물의 소재가 되는 원재료들을 3D로 출력되게끔 개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3D 푸드 프린터에서는 음식 원재료를 기반으로 한 소재 개발이 필수입니다. 사탕을 만들기 위해 펙틴, 설탕, 과일추출물 등을 이용한 소재를 만들어야 하고, 의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섬유의 질감과 느낌을 고려한 소재를 개발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3D 프린팅 장비와 부품, 프린터 잉크에 해당하는 소재 등을 교체하고 장비와 솔루션의 운영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3D 프린터 운영관리자와, 장비가 고장이 나면 수리해주는 3D 프린터 전문 정비원의 역할도 필요하게 되죠.

 

3D 프린터의 제작물을 설계 및 출력하는 과정에서는 캐드와 같은 3D 프로그램을 이용해 3차원 도면을 그리거나 형상 정보를 만드는 3D 모델러3D 디자이너 직업이 부상할 것입니다. 이들은 지금의 인쇄물 디자이너처럼, 장비와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해 제작물의 형상을 그리고 어떤 소재로 출력할 것인지 컨설팅도 병행하며 고객이 원하던 제작물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죠. 그리고 3D 모델러와 디자이너 역시 응용되는 산업 분야에 따라 3D 푸드디자이너, 3D 건축설계사, 3D 패션디자이너, 3D 자동차디자이너 등으로 전문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D 프린팅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사무실(좌)과 3D 푸드 프린팅(우)>

 

그럼 앞서 거론한 미래 직업들이 어떻게 활동할지 실례를 들어볼까요? 일전에 스웨덴의 포레오(Foreo)란 업체가 앱에서 원하는 화장 스타일을 선택한 후 장비에 얼굴을 갖다 대면 선택한 화장을 해주는 ‘모다(Moda)’ 장비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얼굴 피부에 화장 재료를 입히는 방식의 3D 프린터로, 단 30초면 화장을 끝낼 수 있죠. 아마도 이 제품은 기획이 끝나자마자 화장품을 뿌려주는 방식의 특화된 장비와 솔루션 개발에 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3D 소재 개발자는 화장품으로 쓸 프린팅 재료를 어떻게 만들지 연구하게 되죠. 실제로 이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까지 받을 수 있는 무해한 화장품 재료로 미네랄을 포함한 잉크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제품을 구입한 일반인들을 위해 3D 도면을 설계하는 대신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화장 스타일을 선택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디자이너의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이렇듯 3D 프린팅 출력 방식을 도입한 제품 하나에 수많은 미래 직업들이 활동하게 됩니다.

 

 

Episode2. 의료의 혁신과 안전을 꾀하는 3D 프린팅 전문가들

현석이는 엄마와 함께 며칠 전 교통사고를 당한 삼촌을 문병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평소 현석이에게 형처럼 다정한 삼촌이라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여느 때처럼 반겨주는 삼촌을 보니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울먹이게 되었죠. “삼촌, 정말 걱정했어요! 어쩌다 사고가 난 거예요?” 이에 삼촌은 현석이를 따듯하게 안아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전산시스템 오류로 자율주행차 간에 충돌이 난 탓에 귀가 많이 찢어졌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말짱하다고 설명하셨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삼촌의 양쪽 귀는 모두 정상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고로 찢어진 귀는 복구하기가 힘들어 인공 귀를 부착했기 때문입니다. 현석이 엄마도 인공 귀가 원래 귀처럼 똑같이 생긴 게 신기했던지 수술 부위를 거듭 살펴보셨죠. 그런 엄마에게 삼촌은 “누나, 인공 귀는 10년 전부터 선보였던 기술이잖아요. 뭘 그렇게 놀라워해요?”라며 말합니다. 삼촌 말에 따르면 요즘은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해 사고 날 경우를 대비해 자기 얼굴을 입체적으로 프린팅해 보관하는 보험도 생겼고, 구현하기 힘들다는 근육도 탄소나노튜브 등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작동하는 신소재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일전엔 한 방위업체에서 인공근육을 군사용 로봇 근육에 도입해 초강력 힘을 선보이기까지 했다는군요.

 

 

이렇게 삼촌이 바이오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공장기와 인공근육 등을 만들어낸 얘기를 늘어놓는 사이, 병실로 한 아저씨가 찾아왔습니다. 자신을 디지털 도면 검열관이라고 소개한 아저씨는 삼촌의 의료 및 수술기록을 토대로 바이오 3D 프린터로 출력한 귀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죠. “요즘 워낙 3D 프린터를 활용한 복제와 불법 사용이 많아져 감시하러 나온 것입니다. 이 병원에서 적법한 처리를 걸쳐 인공 귀를 출력한 것으로 확인했고요, 여기에 서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저씨 말에 따르면 병원에서도 불법으로 인공장기를 만들어 거래하는 사례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온라인상에는 폭발물이나 총기류와 같이 금지된 불법 도면들이 유통되어 자신과 같은 디지털 도면 검열관이 활동하는 것이라고 했죠. 뉴스를 통해 3D 바이오 도면 설계 디자이너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뜨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디지털 도면 검열관은 처음 본 현석이. 이참에 관련 직업에 대해 더 알아보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인기 직업으로 꼽히던 치과기공사는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위협을 받는 대표 직업이 되었습니다. 치과기공사는 치과에서 본을 뜬 환자의 치형을 배달받아 각종 보철물을 수작업으로 제작해 왔지만, 최근에는 치과기공용 3D 프린팅 시스템을 구축하여 직접 제작하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정부 차원에서 3D 프린터로 제조되는 치과용 임플란트 고정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배포되면서 3D 프린터를 활용할 의료기관들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의료산업에서 3D 프린팅 기술은 다양한 신종 직업을 양성할 것입니다.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장비인 만큼, 의료 지식을 갖춘 3D 프린터 개발 및 설계기술자는 물론, 인체에 사용할 수 있는 소재 개발자, 도면 설계 디자이너가 필요하게 되죠. 즉, 3D 바이오 프린팅 시장과 관련한 전문인력이 양성될 것입니다. 그중에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두는 직업은 바이오 인공장기 개발자입니다.

 

바이오 인공장기 개발자는 환자에게 필요한 개인 맞춤형 인공 치아와 귀, 연골, 턱뼈, 심장 등의 장기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직업입니다. 병원이나 병원 부설센터와 전문부서에 소속되어 환자 체형을 3D로 스캐닝한 후 개개인에게 맞는 인공장기를 설계하고 출력하는 일을 담당하죠. 이로써 의사들은 미리 제작한 인공장기를 이용해 수술 연습을 하며 수술 성공률도 높이고, 의료 활동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켜줄 것이라고 합니다.

 

<바이오 3D 프린터로 만드는 인공장기>

 

하지만 원하는 인공장기를 개발했다고 해서 바로 수술에 쓸 수는 없습니다. 인체에 사용될 3D 출력물의 품질과 안정성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죠. 즉, 3D 출력물 평가전문가란 신종 직업이 등장해 인체의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며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또한, 인체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인공장기 설계 디자이너가 만든 파일에 대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의료기관마다 디지털 도면 검열관이 생겨나 파일 보관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불법 유출과 유통을 막게 되는 것이죠. 특히 디지털 도면 검열관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활동하며 온․오프라인에서 유통되는 불법 3D 프린팅 도면들을 관리할 것입니다. 산업 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막으면서 총과 폭탄 같은 위험한 도면을 검열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입니다.

 

한편, 디지털 도면 검열관과 함께 3D 프린팅 저작권 전문가란 직업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3D 프린팅 도면 파일만 있으면 해당 제작물을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작자의 저작권 보호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현재에도 누구나 쉽게 원하는 3D 프린팅 도면을 검색해 출력할 수 있는 씽이버스 같은 공유 사이트가 있는 만큼, 미래에는 관련 서비스가 활성화될 게 분명합니다. 이에 3D 프린팅 설계 역량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3D 프린팅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제도와 정책, 관련 직업은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Episode3. 프린팅 소재 기술을 혁신하는 3D/4D 프린팅 전문가들

하늘이는 형으로부터 운동화를 선물 받았습니다. 대학교에 다니는 형이 최근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하나로 4D 프린팅 기술업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만든 운동화라고 합니다. 형이 직접 만든 운동화라니 기분은 좋지만, 동물처럼 살아 숨 쉬는 신발이란 얘기는 거짓말 같았습니다. 이에 운동화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하늘이에게 형은 “신어보면 다르다는 걸 안다니까!”라며 믿어보라고 합니다.

 

형 말대로 운동화를 신은 하늘이. 그런데 평소 신던 운동화와는 달리 형이 준 운동화에는 조이는 끈이 없어 몇 번 걸어 다니면 벗겨질 것 같았죠. 형이 또 놀리나 싶어 화를 내는 하늘이에게 형은 시계를 쳐다보며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운동화는 하늘이의 발 형태에 맞춰 변화하는 게 아니겠어요. “형, 이 운동화가 내 발에 맞게 감기는 게 움직이는 것 같아. 진짜로 살아있는 운동화네!” 하늘이 말에 형은 이번 프로젝트는 특별히 4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늘아, 너도 3D 프린터로 장난감도 만들어봤으니 3D 프린팅은 잘 알 거야. 그런데 이건 4D 프린팅으로 만든 운동화야. 4D 프린팅은 기존 3D 프린팅에 시간 개념을 더했다고 보면 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외부 자극을 받아 변하는 거지.” 이어 형은 4D 프린팅 기술로 찍어낸 물체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열이나 진공, 중력, 공기 등 다양한 환경과 에너지원의 영향으로 자가변형이나 자가조립이 된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4D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그냥 색종이처럼 보이는 종이도 미리 짜둔 프로그래밍에 따라 저절로 개구리나 코끼리로 접히고, 일 년 내내 한결같던 자동차나 옷의 색상이 사람 기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했죠.

 

“정말 신기하다! 그럼 뭐든 다 움직이게 만들 수 있겠어.” 연신 감탄하는 하늘이에게 형은 최근 집도 4D 프린팅으로 짓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두바이에선 3D 프린팅으로 건물을 만들었대. 콘크리트, 철강, 유리섬유 등을 잉크로 썼다더라고. 그런데 그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프린터가 필요해서 돈이 많이 들었다나봐. 하지만 4D 프린팅으로 건축물의 구성 요소들을 설계해 출력하면 조그맣던 벽돌이 스스로 형체를 바꿔 조립하기 때문에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그래서 이 몸이 4D 프린팅의 혁신을 이끄는 소재 개발자가 되려는 거야, 하하하~” 형 말에 하늘이는 평소 짓궂게만 보이던 형이 존경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형처럼 미래에 할 직업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죠.

 

3D 프린팅에 이어 4D 프린팅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4D 프린팅 기술로 출력한 제작물은 주변 환경의 열, 진공, 중력, 공기, 빛, 수분 등의 외부 자극을 받거나 시간이 지나면 자가변형을 하거나 자가조립을 합니다. 가령 배송되어 온 탁자 포장박스를 열었을 때 탁자 부품들이 알아서 완성품을 조립해주고, 주변 온도에 따라 티셔츠의 팔 길이가 길어졌다 짧아졌다를 반복하게 되죠. 레고처럼 생긴 블록들은 일정 시간 후 스스로 조립해 집을 짓고, 꿀꺽 삼킨 가루약이 몸속에 들어가 로봇으로 변신한 뒤 암세포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4D 프린팅 전문가 역시 3D 프린팅 전문가처럼 각 공정 과정에 따라 직업을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그 중 4D 프린팅 장비 및 솔루션 개발자는 3D에서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4D 프린팅 기술에 특화된 장비와 솔루션을 개발 중인 업체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자가변형과 자가조립이 되는 소재를 이용해 3D 프린터로 4D 출력물을 찍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4D 프린팅 소재 개발자4D 프린팅 프로그래머, 4D 프린팅 시뮬레이터는 나노 단위의 입자들을 다루는 신소재공학, 섬유공학, 생체공학 등의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변형이나 조립되는 과정을 다루는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는 중입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4D 프린팅 소재로는 팽창이나 수축을 통해 형상을 변형할 수 있는 형상기억합금이나 형상기억고분자, 형상기억폴리머섬유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의료, 국방, 자동차, 로봇 등의 산업에 응용할 4D 전용 신소재들이 대거 개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세상에 없던 변형 가능한 물질을 발견하거나 종전의 물질들을 4D용으로 전환해 상용화하는 것을 국가 경쟁력으로 여기고, 많은 나라에서 4D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4D 프린팅을 이용해 자가변형 및 자가조립을 시연한 사례>

 

4D 프린팅 프로그래머는 3D 프린팅 기술에서는 없던 직업으로, 나노 소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출력된 제작물이 변형 또는 조립되게끔 프로그래밍을 짜는 직업입니다. 이들이 소재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제품 기획 방향에 맞춰 프로그래밍을 개발하면, 이후 4D 프린팅 시뮬레이터가 프린팅된 출력물이 제대로 동작하는지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단계를 거치게 되죠. 특히 4D 프린팅 시뮬레이터는 사전에 미리 변형 및 조립 과정을 확인해보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개발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소재 개발은 3D 프린터 분야에서 더 많이 진척된 상황입니다. 일본에서는 해양산업의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다의 수질을 정화하는 기능의 탄소 소재 비키니를 출력해 선보였고, 독일에서는 사탕을 만들기 위한 펙틴, 설탕, 과일 추출물의 3D 잉크 카트리지와 초콜릿 3D 잉크 카트리지를 개발해 대량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식품 쪽에서의 3D 프린팅 기술이 진화하면서 3D 프린터용 식품 개발자란 직업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제약업체, 건강식품업체, 식품업체들이 신사업 개척의 일환으로 3D 프린터용 식품 개발자를 발굴 및 육성하여, 현존하지 않은 식량 자원을 활용하거나 다양한 융합 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맛, 기능, 용도의 식품을 만드는 역할을 맡기고 있는 것이죠.

 

이렇듯 3D와 4D 프린팅 기술은 기존의 노동집약적인 직업에 영향을 끼치며 새로운 신종 직업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제작물을 빠르고 싸게 만들고, 변형 및 조립이 가능한 물질을 활용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금형 제작이나 귀금속 가공, 주물 관련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4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배송이 완료된 후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거운 택배 물품을 이동해야 했던 운송 관련 일자리도 크게 줄어들게 되죠. 대신 3D와 4D 프린팅 솔루션이 도입되는 산업과 관련해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특히 소재가 다양해지고 응용 분야가 다각화될수록 그 직업의 범위는 확장될 것입니다. 이에 기회가 된다면 공공기관과 관련 기업에서 지원하는 3D 프린팅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3D와 4D 프린팅 산업 정보를 살펴보는 것이 미래 직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세계경제포럼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 보고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미래를 탐험하는 10대들의 타임머신’ 고용정보원 ‘3D 프린팅이 직업세계에 미치는 영향’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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