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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교육]융합형 미래 인재를 위한 진로교육, 어떻게 시작할까?

SW중심사회 2016-08-11 17567명 읽음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제3의 물결로 잘 알려진 앨빈 토플러가 얼마 전에 그의 생을 마감했다. 1980년에 쓴 이 책 속에는 인류가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을 거쳐 제3의 물결인 정보화 혁명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펼쳐질 미래사회는 이전과 전혀 다른 사회가 될 것이며 지식을 가진 사람이 세계의 주인이 될 것이라 하였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에 이렇게 세상의 흐름을 읽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 교육을 바라보며 남긴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말은 여러 번 곱씹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우리가 인정하지 않아도 세계가 알아 줄 만큼 대단하다. 통계상 수치만 봐도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이수율과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4년 OECD 교육지표’ 조사 결과, 만 13세부터 만99세까지 국민들의 고등교육 입학률은 대학(석사과정 포함) 69%, 전문대학 36%로, OECD 평균치(전문대학 18%, 대학 58%)보다 각각 2배, 11%p 높단다.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한 투자일진데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뜨거운 교육에 대한 열기가 앨빈 토플러의 지적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이 아니라 대학의 인지도, 소위 말하는 대학 간판이 제1의 요건이 되고, 이른바 ‘~사’ 짜라 불리는 직업을 얻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여기에 사회적 불안감이 더해져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인재들마저도 너도나도 9급 공무원 시험에 몰려든다 하니 다가오는 미래 사회를 짊어지고 갈 인재를 키우는 제대로 된 진로교육이 부재함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 

 

30년 후 미래는 인간과 가상현실, 로봇이 함께하는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되고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며 1,000만 애완 로봇과 평균수명 120세의 인간이 공존하는 지금과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45년 미래사회 전망).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을 전후로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 올 것으로 예측하였다. 

 

아니 그렇게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시대도 정보를 손에 쥐고, 옮기고 파는 디지털 세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세상의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인해 전통적인 직업은 사라지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혁신과 성장, 가치창출의 중심이 되고 개인,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사회,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가 그 사회의 중심이 되고,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 시장인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재빨리 알아차린 세계 주요국들은 소프트웨어 교육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1994년 이스라엘은 소프트웨어 과목을 정규교육과정에 포함했고, 2009년 일본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과목 지정하였다. 2014년 핀란드는 코디콜루(코딩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갔으며 영국의 경우 2013년에 5세부터 14세 학생들에게 코딩교육을 시작하겠노라 새로운 교육과정을 발표하였고 2014년 9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5살부터 간단한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 테스트하고, 데이터를 저장, 검색, 구성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한단다. 그리고 11세 이상의 학생들은 실제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육받도록 하였다. 영국에서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통해 학생 개인은 물론 국가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즉, 미래를 위한 진로교육이자 아이들이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꼭 필요한 교육이라 보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세계가 이렇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도 2015 개정교육과정이 현장에 도입되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시작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2009 개정교육과정의 기본 철학이었던 창의성과 인성에 융합적 사고력과 역량을 더해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의성, 바른 인성을 토대로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고자 한다. 이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려는 방법으로서 다가올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사회에 대한 역량을 키워줄 교육이 바로 소프트웨어 교육인 것이다. 즉 우리는 이제 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미래를 대비하는 진로교육으로서,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울 핵심 교육으로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교육정책으로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된다고 하니 사교육 시장이 들썩인다. 코딩유치원이 생겼다느니, 소프트웨어 캠프 한 번에 800만원을 내야 한다는 등 중학교 올라가기 전에 코딩 과외를 시킨다는 열성 엄마들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단지 이것도 하나의 스펙처럼 과열 경쟁이 되어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돈 없고, 정보력마저 뒤처지는 학부모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도 안쓰럽다. 하지만 단언컨대 진로교육으로서 접근하는, 혹은 소프트웨어 교육의 첫걸음으로서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와 같은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사교육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학부모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악용한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보통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진로교육은 크게 3개 영역으로 구분된다. 자아이해활동, 진로탐색활동, 미래설계활동이 그것이다. 쉽게 말해 자신에 대해 알고,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하여 자신의 미래를 구체화해 가는 과정이다. 이때 다양한 진로탐색활동으로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요하다. 앞에서도 여러 번 강조했지만 거의 모든 일에 컴퓨터가 사용되면서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새로운 직업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고, 또한 예전에는 소프트웨어와 전혀 상관이 없던 직업도 다른 분야와 융합하면서 소프트웨어를 점점 더 필요로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부터 펀드매니저, 미디어아티스트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요한 직업을 알아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직접 소프트웨어 교육을 체험해 보면 어떨까? 체험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집에서 어떻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체험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해 전혀 모르는 엄마, 아빠일진대?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시작을 도와주는 무료 사이트들이 생각보다 많다. 서점에만 가도 아이 혼자서 따라해 가며 쉽게 배울 수 있는 교육용 프로그래밍 서적 또한 제법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이와 관련된 서적이 별로 없었지만,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서적은 물론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은 사이트들이 늘어났다. 이들 중에서 자녀에게 적절한 사이트나 서적을 골라 제공하면 된다. 

 

예를 들어 “Every student in every school should have the opportunity to learn computer science(모든 학교의 모든 학생은 컴퓨터과학을 배울 기회를 가져야 한다.)”라는 교육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의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code.org의 경우 미션 형식의 게임을 통해 알고리즘이 무엇이고,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를 학습할 수 있게 해주는 온라인 학습사이트이다. 앵그리버드부터 마인크래프트,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겨울왕국의 엘사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밍의 기본 원리는 물론 블록형 코딩을 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기초를 다질 수 있음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진로체험으로서도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code.org와 유사한 사이트로 Lightbot.com도 있다. 여기서는 로봇이 진한파란 색깔의 타일까지 이동해 불을 밝히는 미션을 해결해 가면 된다. 앞으로 이동, 왼쪽으로 회전, 오른쪽으로 회전, 점프 등의 명령 퍼즐들을 로봇의 움직임 순서대로 메인 슬롯 속에 넣는 형태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때 단계가 올라가면 PROC 슬롯이 등장하는데 반복되는 명령 퍼즐들을 이 슬롯에 넣어서 묶어서 P1 명령 퍼즐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함수로 정의하고, 이를 호출하여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 역시 배울 수 있다. 다만 code.org와 달리 유료 버전과 무료 버전이 나누어져 있다. 무료 버전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Basics단계에서 8개의 미션이, Procedures, Loops 단계에서 각각 6개, 총 20개의 미션이 제시된다. 무료 버전만으로도 간단한 프로그래밍의 원리는 충분히 배울 수 있으니 이 역시 훌륭한 소프트웨어 교육 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학교나 선도학교에서 이들을 활용한 교육을 하고 있으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우리는 아이들에게 항상 꿈을 꾸라고 이야기한다. 더 큰 꿈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꿈을 펼칠 미래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변화하는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어른인 우리조차 미래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우리 역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교육은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기에,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과 통찰력을 키워줘야 하기에 포기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미래 교육으로서, 아이들의 꿈을 위한 진로교육으로서 소프트웨어 교육은 우리가 꼭 해나가야 하는 핵심역량 교육이자 필수교육인 것이다. 

 

 

부족한 건 돈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다.

 

-샘 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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