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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콘텐츠]미디어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개인 방송’

SW중심사회 2016-09-08 19028명 읽음

 

 

지난 8월 22일 리우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 등 21개 메달을 거둬들이며 세계 8위의 쾌거를 기록했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투혼에 온 국민이 울고 웃었다. 우리나라 메달 순위는 높았지만, 국내 방송사의 시청률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경기는 한국 대 온두라스 축구 8강전이다. 지상파 3사 합산 30%를 약간 웃돌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장미란 선수의 금메달 획득 경기는 61.7%다. 베이징과 리우의 시차를 고려해도 8년 만에 반 토막은 충격적이다. 

 

올림픽 시청률 하락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리우와 시차가 거의 나지 않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독점 중계권을 가진 NBC의 리우 올림픽 시청률은 4년 전 런던 때보다 17%나 떨어졌다. 특히 개막식 시청자는 약 2,650만 명으로 21세기 들어 열린 다섯 차례 올림픽 중 가장 적었다. 과연 지상파를 보던 시청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 해답 중 하나는 개인 방송이다. 일례로 아프리카TV는 올림픽 방송 시청자가 크게 증가했다. 축구 경기 평균 시청자 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보다 78%나 늘었다. 8월 11일 멕시코와 벌인 예선 마지막 경기와 8월 13일 8강 온두라스 전은 시청자가 300만 명을 웃돌았다.

 

 

소통과 공감이 인기의 비결

새로운 변화에 익숙한 10대와 20대는 개인 방송을 지상파나 케이블처럼 하나의 영상 미디어로 받아들인다. 청소년들은 가수나 탤런트처럼 개인 방송 진행자인 ‘BJ(Broadcasting Jockey)’를 장래 희망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인기 게임 BJ 로이조의 팬클럽은 10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어지간한 아이돌 팬클럽도 따라오기 힘든 수치다. BJ 양띵은 뽀로로와 ‘초통령’ 자리를 다툰다. 양띵을 캐릭터를 쓴 문구 용품이 나올 정도다. 

 

도대체 개인 방송의 인기 비결을 무엇일까? 전문가와 시청자 모두 ‘소통과 공감’을 일 순위로 꼽는다. BJ는 끊임없이 시청자와 대화를 나눈다. 게임 BJ는 시청자가 원하는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고, 토크 BJ는 시청자의 고민에 귀를 기울여준다. 과학 BJ는 어려운 과학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변호사 BJ는 무료 법률 상담까지 제공한다. 

 

PD와 작가가 만든 틀을 벗어나기 어려운 기존 영상 콘텐츠와 달리 개인 방송은 BJ와 시청자가 함께 소통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간다. 시청자의 감성이 반영되니 공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지금까지 방송이 보는(View)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개인 방송은 하는(Do) 재미가 중심이다. 

 

다양성과 친근함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 방송 소재는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이스트 교수의 인터넷 강의부터 초등학생의 레고 조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길거리 인형 뽑기나 붕어빵을 파는 모습도 버젓이 콘텐츠가 된다. 지상파에서는 프로야구만 나오지만, 개인 방송에서는 고교 야구도 볼 수 있다. 다수가 좋아하는 대상이 아닌 내가 관심 있는 영역만을 콘텐츠로 만드니 친근감이 들 수밖에 없다.

 

 

개인 방송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앞서 말한 개인 방송의 특징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만나 더욱 빛을 발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술은 빅데이터 처리다. 실시간 소통이 이뤄지는 개인 방송은 자주 보는 BJ, 시청 시간, 채팅 등 시청자와 관련한 데이터가 하루가 다르게 쌓인다. 이를 잘 활용하면 방송 추천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 

 

최근 방송 시청 패턴은 ‘리니어(Linear)’에서 ‘논 리니어(Non Linear)’로 이동하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방송 편성에 시청자가 보는 시간을 맞추지 않아도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방송을 보는 시대로 바뀐다는 의미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영상 콘텐츠를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논 리니어 현상은 뚜렷해졌다. 빅데이터 활용은 논 리니어 패턴을 원하는 시청자에게 안성맞춤이다. 구체적인 관심사를 다루는 실시간 개인 방송을 알려주거나 다시보기(VOD)를 추천할 수 있다. 

 

실시간 영상 데이터 처리 기술도 필수다. 같은 시간에 수천 개의 방송이 열리는 개인 방송의 현장에서 대용량 영상 데이터를 제대로 처리해내지 못하면 방송이 끊어지거나 계속 버퍼가 걸리는 상황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앞으로 기대를 모으는 기술은 가상현실(VR)이다. 5세대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면 누구나 야외에서 VR 방송을 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여행 방송이나 음악, 댄스 공연은 VR 기술이 더해져 활짝 꽃을 피울 전망이다. 

 

자율 규제가 답이다

개인 방송은 재능 있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소수가 독점하던 방송을 다수에게 개방했다. 한국이 원조 격으로 세계 시장 성공 가능성도 높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개인 방송의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음란물이나 저작권 침해 문제는 사라졌지만, 개인의 일탈 행위가 그대로 시청자에게 노출되는 사례가 간혹 등장한다. 장애인이나 성 소수자,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 발언도 들린다. 

해결책은 자율 규제다. 이제 태동한 개인 방송 산업을 기존 잣대로 옥죈다면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의 파상 공세에 와르르 무너진 싸이월드의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단지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법적, 철학적으로도 정부 주도의 개인 방송 규제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 개인 방송은 영화나 음악 미술처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도덕적이고 고상한 콘텐츠의 전유물이 아니다. 클래식과 갱스 랩에 모두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것처럼 말이다. 

 

법무법인 이음 손지원 변호사는 최근 PD저널 기고문에서 “개인 방송은 이용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취사선택이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송과 확연히 다르다”며 “유튜버가 방송인이 아니고 블로거가 언론인이 아니듯 개인 방송 역시 개인적 표현물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또 “불법 개인 방송은 당연히 규제해야 하지만 일상에서도 쓰이는 욕설이나 노출, 편견 발언 등을 이유로 제재받는 건 옳지 않다”며 “저속이나 불건전처럼 시대와 사람마다 다른 상대적 기준을 앞세워 개인의 표현을 국가가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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