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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융합]‘로봇 기자’들이 몰려온다! 그럼 ‘인간 기자’는?

SW중심사회 2016-12-22 16207명 읽음

 

“취재 기자가 많이 줄었다. 기자 2~3명이 신문 한 면을 제작한다. 새로운 내용의 기사를 심층 취재해 쓰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해외 뉴스를 소개하는 국제부는 더 딱하다. 일본 뉴스의 경우 구글 번역기에 맡긴다. 기자들은 어색한 표현을 조금 손보는 정도다.”

후배 기자가 일하는 환경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들려준 얘기다. 그가 전한 편집국 풍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우리가 살게 될 일터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인간과 기계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또 필요에 따라 손을 잡는다.

 

이러한 변화를 설명할 때 정보통신기술(이하 ICT)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세기 중반에 태어나 비즈니스 세상을 바꾸고 있는 ICT가 매번 얼굴을 바꾸며 우리 앞에 나타난다. 계산하는 기계장치인 하드웨어가 처음 태어났고, 이를 작동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첨단기술은 계속 바뀌고 있으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럼,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일자리는 어떻게 바뀔까? 이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으며, 산업 분야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에 필자는 똑같은 이야기에 의견 하나 더 보태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 이전에 몸담았던 언론계를 살펴보기로 했다. 즉, 인공지능 기술이 언론이라는 정보․지식 산업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는지 짚어보고, 정보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프로슈머로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

 


<자판을 두드리는 로봇. 우리의 친구일까, 적일까(Arthur Caranta 작품, @플리커)>

 

 

로봇 기자 현장 투입이 언론계에 미치는 영향

최근 기업 실적을 소개하는 기사를 <포브스>지에서 읽었거나, 스포츠 기사를 <AP통신>에서 읽은 적이 있다면 그것은 ‘로봇 기자’가 쓴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정확하게는 내레이티브사이언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퀼’(https://goo.gl/SW3kv5)일 가능성이 높다. ‘퀼’은 수많은 데이터를 ‘형식에 맞춰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꿔준다.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은 3단계다. 처음엔 데이터에 들어있는 중요한 의미를 찾아낸다. 그리고 의미에 맞도록 이야기를 구성하고, 마지막으로 읽기 쉬운 문장으로 풀어낸다(https://goo.gl/YL8dkg).

 

이 프로그램의 장점으로는 신속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업이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전에 실적보고서를 내놓는다. 일 처리 속도도 뛰어나다. AP통신은 분기마다 3,700건의 보고서를 내놓는데, 이는 사람이 작성하는 보고서와 비교하면 무려 17배나 많은 수치다(https://goo.gl/Pa2Uxa). 내레이티브사이언스의 과학자 크리스천 하몬드는 “앞으로 15년 후면 약 90%의 기사를 로봇이 작성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렇다고 해서 90%의 기자가 일자리를 잃는 것은 아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 즉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기사’는 인간이 생산할 것이다.”고 말했다. 로봇 기자는 해석할 필요 없는 명백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를 쓰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얘기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퀼(Quill)을 이용해 스포츠 뉴스를 쓰는 AP 통신>

 

그렇다면 로봇 기자의 등장이 언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오래곤대학 저널리즘학교의 다미안 래드클리프 교수는 이에 대한 쟁점을 정리한 글을 미디어시프트에 기고한 바 있다(https://goo.gl/iXCxw1). 그는 글의 서두에서 과학 작가 위리암 깁슨의 표현을 빌려 “로봇 저널리즘의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고 했다. 이어 로봇 기자의 등장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음을 꼽았다.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저렴하게 생산해 배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또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봇 기자가 갖는 한계도 분명하다. 기업 실적이나 스포츠 등 정확한 사실 위주의 기사를 제외하면 아직 쓸모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로봇 기자가 쓴 기사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정리해보면 로봇이 기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은 아직 가까운 미래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과 일자리’의 관계를 다루는 토론은 이처럼 공허한 논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단, <와이어드>지의 캐드 메츠 기자의 의견에 주목할 필요는 있겠다. “핵심은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게 아닌, 인공지능 기술이 일의 성격까지 바꿔놓는 것이다.”란 진단에 대해서 말이다(https://goo.gl/fZtyqJ).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

기계가 글을 쓸 수 있을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 질문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 사이에도 엇갈린다. 직업으로 글을 쓰는 필자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단순히 의미가 통한다고 해서 글의 품질을 믿을 수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죽 끓듯 하는’ 비즈니스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고, 또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것은 오랫동안 노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즉,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필자에게 찾아온 기자에게 조언한 것은 이러한 믿음에서다. “뉴스의 가치를 판단하고 기사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른 문제는 사소한 것으로 잊어버리라”고.

 

좋은 기사를 쓰면 그 가치를 이해하는 독자를 만난다. 연결된 세상에서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1대1로 만난다. 정보와 지식을 나누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지금 기자들이 어려운 것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조언하고 싶다.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라고.

 

‘기억의 비늘’이란 블로그의 운영자는 가끔 자신이 페이스북 좀비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탄한다. 좋은 글을 찾아 읽는 것은 평생 글을 쓰는 언론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https://goo.gl/JnFR3K). 글감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필자도 가상의 공간에서 자주 길을 잃는다. 이 문제로 골치아파하는 독자들에게는 존 맥마너스가 <미디어시프트>에 기고한 글을 읽어보길 권한다(https://goo.gl/Duv0Sf). 그 제목부터 흥미를 돋운다. ‘바보가 되지 마세요: 인터넷에서 소설과 사실을 구분하는 냄새(SMELL) 실험(Don’t Be Fooled: Use the SMELL Test To Separate Fact from Fiction Online)인데, ‘냄새’을 맡는 방법을 소개하면 이렇다.

 

'S'는 출처다. 누가 정보를 제공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M’은 의도다. 왜 나에게 이야기할까.

‘E’는 증거다. 과연 증거를 일반화할 수 있는가.

‘L’은 논리다. 사실에서 결론으로 이어지는 논리는 믿을만한가.

마지막으로 'L'은 빠뜨린 것은 없는가, 한 번 더 점검해본다.

 

 

내친김에 필자가 글을 쓰는 방식도 소개하겠다. 필자는 일어나면 인터넷에 접속해 뉴스를 확인하고 그 반응을 살핀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세상의 변화를 확인한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아마존이 무인 판매대를 열었다는 소식을 접했다(https://goo.gl/sM2Z7T). 아마존이 웹사이트에 보도자료를 발표하자마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를 통해 소셜미디어 세상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블로거들의 글을 꾸준하게 읽는다. 부족한 부분은 책을 읽고 보충한다. 사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동내 교회에 나가 설교도 듣고, 부족하지만 내 의견을 보탠다. 올해 쓴 글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태어났다. 이들이 인터넷 바다에서 좋은 독자를 만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다.

 

 

<※전문가 칼럼의 내용은 SW중심사회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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