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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볍게, 더 튼튼하게, 더 빠르게! 나노기술로 짓는 미래 우리 집

SW중심사회 KISTI의 과학향기 2017-07-27 2673명 읽음

<KISTI의 과학향기> 제2971호

2017년 3월 미국에서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 만에 1000만 원 정도의 작은 비용을 들여 15평짜리 주택을 짓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토록 빠른 속도와 저렴한 비용으로 집을 지을 수 있었던 비밀은 3D 프린터에 있다. 3D 프린터는 밑단부터 재료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미리 설계한 3차원 모형을 만드는 프린터를 말한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3D 프린터는 주로 플라스틱과 같은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작은 모형을 만든다. 이 프린터를 통해 인공 뼈를 만들어 수술할 수도 있고 생체 재료를 이용해 인공 장기를 만드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3D 프린터로 빠르게 집을 짓는 비결은 ‘나노 기술’
 
3D 프린터의 크기를 키우고 들어가는 재료를 바꾼다면 집처럼 크고 거대한 물체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3D 프린터로 건물을 짓는 것은 이번 사례가 아니더라도 이미 가능하다고 알려진 기술이다. 지난해 2월 유럽우주국에서는 달 표면에서 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문 빌리지’를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건축 방법으로 3D 프린터를 선택했다. 건축용 3D 프린터를 달로 보낸 뒤 달의 토양을 이용해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그림1. 유럽우주국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드려고 계획한 달 기지 상상도 (출처: ESA)
 
3D 프린터로 집을 짓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집을 짓는 데 필요한 부품(예를 들면 벽돌)을 낱개로 인쇄해 조립하던가, 거대한 3D 프린터를 제작해 한 번에 집을 인쇄한다. 이때 핵심은 프린팅할 ‘재료’다. 3D 프린터는 한 겹씩 쌓아가며 인쇄하는 방식이므로 빨리 굳으면서도 거대한 건축물을 지탱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단단해야 한다. 이러한 소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질의 기본 구조를 나노 단위에서부터 분석해야 한다. 서명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기존의 콘크리트에 섬유 소재를 넣어 보강하려는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또 폴리프로필렌처럼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소재를 응용시키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축물에 3D 프린팅 방식을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여러 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3년에는 민간 기업 주도로 탄소 섬유를 이용해 3D 프린팅용 콘크리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3D 프린팅 기술은 아직 미완의 기술이다. 거대 규모의 3D 프린터를 만드는 작업도 쉽지 않거니와 이 프린터에 넣을 건축 잉크를 개발하는 것도 숙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100m2급 콘크리트 건물을 3D 프린터로 한 번에 쌓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고려대, 목양종합건축사사무소 등 16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5년간 13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나노 기술로 건물의 외형을 입힌다
 
3D 프린터로 뼈대를 만들었다면 본격적으로 집을 집답게 꾸며보자. 우선 콘크리트 외형이 그대로 남아 있을 외벽부터 손봐야 한다. 외벽에 단열재를 붙이고, 그 위에 벽돌을 덧대거나 페인트를 칠해 외형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러나 아무리 예쁘게 페인트를 칠해도 시간이 흐르며 먼지에 오염돼 지저분해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스스로 오염 물질을 분해해 깨끗한 외벽을 유지하도록 만들 수 있다. 

그림2. 민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에너지연구센터장팀이 개발한 형형색색 창호용 태양전지 (출처: KIST)
 
그 다음으로는 여러 가지 색을 띠는 유리창으로 건물 외형을 더 화려하게 만든다. 단순히 색을 입힌 색유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 태양전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민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에너지연구센터장 연구팀은 도영락 국민대 응용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창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창호용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기존 태양 전지가 검고 불투명한 실리콘 기판을 사용해온 것과 달리 이 태양 전지는 구리, 인듐, 갈륨 등으로 구성된 박막 태양전지로 여기에 특정 파장만 반사하는 나노 구조를 가진 필름을 입혀 반사하는 빛을 제외한 나머지 빛을 모두 흡수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방법으로 빨간 빛만 반사하도록 만들면 빨간색 창문을, 파란 빛만 반사하게 만들면 파란 창문을 만들 수 있다. 
 
이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흡수하기 때문에 햇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열차단 필름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건물 외형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색의 유리창은 덤이다.  
 
●건물 구조, 외형에 이어 에너지 절약도 책임진다
 
거대한 건축물을 만드는 데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나노기술이 사용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자. 사람이 사는 건물은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하지만 반대로 문을 열고 닫을 때 발생하는 힘처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은 형태의 에너지가 발생되는 장소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 연구되고 있다. 
 

그림3. 김연상 서울대 교수팀이 개발한 에너지 수확 소자에 물을 뿌리자 전기가 모이며 전구에 빛이 들어오는 모습 (출처: 전자부품연구원)

 

김연상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물방울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을 연구한다. 2014년에는 물방울이 전하를 가진 표면 위를 흐르면 전하가 변하는 성질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반도체인 에너지 수확소자를 개발했다. 연구에 따르면 40㎕(마이크로리터, 1㎕=10-6ℓ) 물 한 방울이 흐를 때 전력을 최대 0.42mW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략 LED 한 개를 밝힐 수 있는 수준이다. 샤워할 때 물을 한 방울만 쓰는 것은 아니므로 일상 생활에서 일부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전기는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리터 단위의 물방울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는 당연하게 그보다 훨씬 정밀하게 만들어지며 제작 과정은 나노 단위로 제어된다. 집을 짓는 거대한 스케일과 물 한 방울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아주 작은 영역에서까지 나노기술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지원 :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

글 : 오가희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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