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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혁명 주도하는 ‘국산 나노기술’

SW중심사회 KISTI과학향기 2018-03-19 2548명 읽음
올해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킨 지 11년이 되는 해다. 단순히 누군가와 통화하는 데 쓰였던 전화로 이제는 음악을 듣고, 영화를 감상하고, 원하는 정보를 검색한다. 버스나 지하철, 거리에는 온통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일상의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하지만 아직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스마트폰 기술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는 나노기술의 중심에는 국내 과학자들의 활약이 숨어 있다.

 
스마트폰 두뇌 발전 이끈 ‘3차원 메모리’

 
스마트폰은 흔히 ‘손안의 컴퓨터’라고 부른다. 전화 통화는 물론 인터넷 서핑, 문서 작성, 금융 거래, 게임 등 컴퓨터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컴퓨터에서 중앙처리장치(CPU)가 중요한 것처럼 스마트폰 역시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중요하다.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빠른 속도로 즐기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AP도 빠르게 발전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컴퓨터만큼 덩치가 크지 않다는 점 때문에 성능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였다. 좁은 공간에 들어가는 회로의 집적도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한 사람이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다. 이 교수는 2000년대 초 원광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당시까지만 해도 2차원 평면 형태였던 반도체를 3차원 입체 구조로 양산할 수 있는 이른바 ‘핀펫(FinFET)’ 기술을 개발했다. 쉽게 말하면, 2차원 형태로 펼쳐진 반도체를 3차원으로 만들어 전보다 크기를 줄이는 기법이다. 덕분에 성능이 더 뛰어난 반도체를 전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 만들 수 있게 됐다. 특히 소비전력도 기존보다 더 적어서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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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3차원 메모리 finFET의 구조 (출처: youtube)


 
핀펫 기술 덕분에 스마트폰 발전을 위협하는 거대한 장애물이 사라졌고, 영화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인공지능까지 탑재될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등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핀펫 기술로 만든 3차원 반도체가 탑재돼 있다. 특히 핀펫은 국가의 연구 지원으로 탄생한 기술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지금도 국내외 과학자들은 핀펫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폴더블폰 상용화 앞당긴 ‘가스 차단 필름’

 
핀펫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술이 현재 스마트폰 혁명을 이끈 기술이라면, 스마트폰의 미래를 열 기술은 디스플레이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폴더블폰’처럼 말이다.

 
폴더블폰은 마치 지갑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형태의 스마트폰으로, 큰 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휴대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태블릿PC의 경우 화면은 넓지만 휴대하기가 불편해서 사용자층이 점차 감소해 왔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100여 년에 이르는 디스플레이 역사상 화면이 접히는 장치는 없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혁신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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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유연성 있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은 이제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 (출처: shutterstock)

 
폴더블폰 개발의 핵심 관건은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기기를 접을 때 배터리 등의 부품은 접히지 않는 부분에 배치하면 되지만, 디스플레이는 반드시 접을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여러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도 국가 연구비 지원을 받아 국내 과학기술자들이 개발한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황장연 LG화학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접었다 펼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핵심 기술인 ‘가스 차단 필름’을 개발했다.

 
폴더블폰의 핵심 재료는 유연성 있는 디스플레이 소자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하지만 OLED는 수분과 산소에 노출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막아주는 차단막이 필요하다. 전까지는 이 역할을 유리가 했다. 하지만 유리는 접었다 펼 수가 없기 때문에 유리를 대체할 새로운 재료가 필요하다. 고분자 플라스틱 필름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폴더블폰은 제품 특성상 접었다 펴는 동작을 수만 번 이상 반복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OLED와 수분, 산소의 접촉을 막아주는 필름이 파손되기 쉽다. 게다가 OLED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고분자 필름의 하루 수분 투과량이 0.001mg 수준이어야 하는데, 일반 고분자 필름의 단위면적당 하루 수분 투과량은 1~10g로 약 1000만 배나 많다.

 
연구팀은 지름이 0.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물 분자를 막기 위해 원자가 무작위로 배열된 ‘비정질’ 복합 무기물을 개발했다. 원자끼리 서로 불규칙하게 겹쳐지면서 물 분자가 투과되는 것을 막는 구조다. 또 이 복합 무기물을 고분자 필름에 잘 달라붙게 만드는 코팅 기법도 고안했다.

 
그 결과 완성된 가스 차단 필름은 단위면적(1㎡)당 하루 수분 투과량이 0.007mg에 불과했다. 수만 번 접었다 펴기를 반복하면서도 OLED 소자를 보호할 활용할 수 있는 ‘합격’ 기준에 근접한 수치다. 광 투과도 역시 91.7%를 기록해 선명한 영상을 보기에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선정한 ‘2017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뽑혔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폴더블폰이 시중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앞서 있는 국내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폴더블폰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11년 전 애플이 ‘앱스토어’라는 아이디어를 첨단 기술에 접목해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켰던 것처럼, 국내 과학기술자들이 개발한 나노기술과 아이디어가 이끌어 갈 새로운 스마트폰 혁명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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