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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상상을 현실로, 소재로 여는 미래 세계

SW중심사회 KISTI 과학향기 2018-04-17 133명 읽음
 
영화는 인간의 꿈을 반영한다. 특히 시공간을 여행하는 장치,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로봇,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식한 컴퓨터처럼 SF 영화에 등장하는 기상천외한 과학기술은 운명을 거슬러 더 나은 삶을 개척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는 대리 만족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의 허구를 실제로 구현한다. 한 예로 휴대용 기기를 이용한 원거리 통신, 블루투스를 비롯한 무선 전송 기술, 동작 인식 컴퓨터는 이미 <스타트렉>이나 <마이너리티 리포트> 같은 유명한 SF 영화에 나왔었다.
 
 
과학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영화 같은 일이 실현되는 속도도 빨라졌다. 눈 깜짝하면 최신 기술이 쏟아진다. 이는 산업에 응용돼 개인의 삶 속으로 파고든다. 이때 그 기술을 뒷받침하는 토대가 무엇일까? 바로 소재이다.
 
 
첨단 산업 성장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정보통신 산업의 70%,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의 60%, 바이오 산업의 50%는 새로운 소재 기술에 바탕을 둔다고 한다. 사물인터넷이나 소형 웨어러블 기기는 전자 소재의 발달 없이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소재가 바꿀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옷처럼 가벼운 우주복을 입고 우주여행을
 
 
2089년, 인간을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창조자를 찾아 외계 행성을 조사하러 떠난 탐사단을 그린 영화 <프로메테우스>에는 가볍고 몸에 딱 맞는, 마치 운동복 같은 최첨단 우주복이 등장한다. 초고강도 합금으로 돼 있지만 탄력적이고 외부 물질에서 신체를 완벽히 보호한다. 또 헬멧에 9개의 LED 스크린과 조명, 산소공급장치가 있어 각종 장치를 주렁주랑 달지 않고도 원활히 통신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사진 1. 영화 <프로메테우스>에 등장한 최첨단 우주복.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우주 및 극한 환경에서 몸을 잘 보호하면서도 가벼운 소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wikipedia)
 
 
실제 우주복은 체온유지, 온도조절, 배설물 수거, 생체 신호 감지, 방사선 차폐 등 우주인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필수라 상당히 무겁고 내구성도 약하다. 이 때문에 미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우주 개척에 나서는 기관은 어떻게 하면 가뿐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우주복을 만들 수 있을까 고심했다.
 
 
내 옷 같은 우주복은 상상에 그치지 않는다. 김형섭 포항공과대 고엔트로피합금 연구단은 강도는 티타늄보다 강하지만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초고강도 고엔트로피 합금을 개발했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기존의 합금과 달리 구성 원소가 하나에 치중되지 않고 모든 원소가 작용해 금속 간 화합물을 형성하지 않아 소재의 성질을 단단하게 만든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영하 196℃의 극저온에서도 강도를 유지해 항공우주 분야뿐만 아니라 극한 환경에 놓인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복합소재기술연구소이 개발한 ‘보론나이트라이드 나노 튜브(BNNT)’도 가벼운 우주복에 응용할 수 있다. 보론나이트라이드 나노 튜브는 붕소와 질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소재이다. 탄소 원자만으로 구성된 탄소나노튜브는 전기가 잘 통하지만 BNNT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을 띤다. 또 열전도도가 높으며 900℃의 고온에서도 잘 타지 않는다. 방사선 차폐 기능도 있다. 따라서 보론나이트라이드 나노 튜브를 이용하면 현재 우주복처럼 필요한 기능 때문에 여러 소재를 층층히 쌓아 만들지 않아도 된다.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범죄를 예측해 사전에 범인을 잡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로봇 수트를 입고 악당을 물리치는 괴팍한 히어로를 다룬 영화 <아이언맨>에는 신기한 디스플레이 기술이 나온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물리적 기기가 없는 것 같은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쓴다. 사용자는 손으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화면의 정보를 선택하고 때로는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
 

사진 2. <마이너리트 리포트>에 등장한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는 현재 제한적으로 상용화됐으며 앞으로는 일상에서 쓰는 거의 모든 사물에도 도입하고자 한다. (출처: wikipedia)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표시하는 첨단 디스플레이는 전자 및 정보통신 산업의 숙원이다. 사람들은 무겁고 귀찮고 고립된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벗어나 정보를 편리하게 보고 분류하고 삭제하고 싶어한다.
 
 
이런 유비쿼터스 디스플레이 시대는 ‘그래핀’이라는 신소재가 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물리학과 조용훈, 전기및전자공학과 유승협 교수 공동 연구팀은 흑연을 이용해 발광효율이 높은 그래핀 양자점을 개발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얽혀 있는 얇은 막 형태의 나노 소재로 전기 전도성이 실리콘보다 100배 정도 우수하며 정보 처리 속도도 수십 배 높다. 게다가 투명하면서 탄성도 좋아 접거나 비틀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그래핀 양자점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을 10㎚(나노미터) 이하 크기로 줄여 반도체 성질을 띠게 한 결정체이다.
 
그래핀 양자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는 밝기가 1천 칸델라(cd/㎡)에 달해 최대 밝기가 수백 칸델라 정도인 기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를 뛰어넘는다. 게다가 그래핀 양자점은 지름이 5n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초박막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문, 커튼, 책상, 벽 등 우리 일상의 사물을 그래핀 양자점으로 구성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그뿐인가.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쓰는 투명 스마트폰도 그래핀 양자점으로 구현할 수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래핀 초박막 스마트폰은 마음대로 구부릴 수도 있다.
 
 
이런 미래 소재를 새롭게 개발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상반기 미래 소재 원천 기술 전략을 수립·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려고 초연결, 초고령, 지속 가능성 및 안전 확보라는 시대 조류를 이끌어 가도록 소재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신산업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는 또 어떤 산업을 바탕으로 영화 속 미래가 실현될 것인가. 소재의 미래가 궁금하다.
 
 
글: 권오현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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