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칼럼] 세계가 집중하는 SW교육, 컴퓨팅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다

SW중심사회 2015-11-23 6781명 읽음

[칼럼] 세계가 집중하는 SW교육, 컴퓨팅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

2011년 8월 20일, 미국의 유명한 창업자이자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은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에 소프트웨어의 위력을 알리는 칼럼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4년 여 지난 지금, 소프트웨어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며, 혁신과 가치창출의 중심에는 소프트웨어가 자리 잡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부터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창조경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분야들이 컴퓨팅 기반의 융합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핵심역량으로서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의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중등 단계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ICT 교육을 조기에 도입하여 ICT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나, 2000년 이후 초중등 학교의 ICT 교육이 급감하는 양상을 보였다. 2000년 22.3%에 이르던 중‧고등학교의 정보교육과군 이수율은 2012년 6.9%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ICT 활용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그간의 교육과정은 컴퓨팅사고력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SW중심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 로드맵을 제시하였으며, 2015 교육과정을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화하기로 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르면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과목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17시간 이상 실시하게 되며, 중학교에서는 ‘정보’ 과목을 34시간 이상 필수로 교육하게 된다. 이제 우리에게는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소프트웨어 교육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는 숙제가 주어졌다. 이에 지난 수년간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준비를 마치고 적용에 들어간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영국 -

 

“높은 수준의 컴퓨팅 교육은 학생들이 컴퓨팅사고력과 창의성을 활용하여 세계를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2014년 9월부터 새롭게 적용되고 있는 영국의 컴퓨팅 교육과정 첫 문장에 드러난 컴퓨팅 교육의 성격이다. 영국은 기존의 ‘ICT’ 과목을 ‘컴퓨팅(computing)’으로 대체하고 모든 학교 급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0여 년 전 산업혁명을 시작하면서 ‘과학’과 ‘수학’을 누구나 배워야 하는 과목으로 학교교육에 도입한 것처럼 현재의 디지털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컴퓨팅’ 과목을 학교교육에 적극 도입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영국 교육부와 컴퓨팅 관련 전문단체 ‘엑스퍼트 컴퓨팅(Expert Computing)’은 각각 50% 매칭 펀드 형태로 투자하여 50만 파운드(약 7억 3천만 원)의 자금을 활용해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컴퓨팅 교육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영국 내 유일하게 IT 전문성을 공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전문기관인 BCS(British Computer Society)를 통해 400명의 ‘마스터 교사(Master Teachers)’를 선발하였으며, 온라인을 통한 교사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14년 11월, BCS와 MOU를 체결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초중등 SW교육 활성화를 위한 한-영 공동연구”를 추진하면서 양국의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교육과정, 교과서 및 교재, 교사역량강화, 학생활동지원 현황 등을 분석하여 협력방안을 모색하였다. 또한 올해 8월에는 영국의 컴퓨팅 교육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를 위한 한-영 공동 학술세미나 및 교원연수”를 개최하였으며, 약 200명의 SW교육 전문가 및 교원이 참석하여 한국과 영국의 소프트웨어 교육 추진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내년 1월에는 영국의 컴퓨팅 교육 현장에서 한국과 영국의 교사들이 함께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워크숍도 개최할 계획이다.

 

- 미국 -

 

미국은 2010년 핵심 공통 성취 기준안을 발표한 이래로, 각 주마다 주요과목인 언어/영어, 수학, 외국어 등은 핵심 공통 국가 기준을 따르고 있으나, 기타 과목들은 주에서 마련한 기준안을 따르고 있다. 뉴욕시와 시카고를 포함한 약 30개 주에서는 고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코딩수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메릴랜드 주의 찰스 카운티는 코드닷오알지(Code.org)와 협력하여 모든 학년에서 컴퓨터과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1년에는 미국컴퓨터협회(ACM)와 컴퓨터과학교사협회(CSTA)가 ‘K-12 컴퓨터 과학 표준(K-12 Computer Science Standards)’을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으며, 미국대학입학시험 SAT를 주관하는 컬리지 보드(College Board)는 컴퓨팅사고력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컴퓨팅’과 ‘컴퓨터과학’을 폭넓게 수용한 AP과정을 2016년 시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 이스라엘 -

 

이스라엘은 1994년부터 소프트웨어 과목을 정규과목에 포함시켰으며, 이는 1992년 이스라엘 교육부(State of Israel Ministry of Education, Culture and Sport)가 ‘과학・수학・기술위원회’를 구성하여 발표한 ‘투머로우 98(Tomorrow 98)’과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투머로우 98(Tomorrow 98)’은 학생들이 과학과 기술을 통합한 형태의 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규정했으며, 컴퓨터과학의 중요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이스라엘 교육부는 국가 전략 계획의 일환으로, 과학・기술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중학생을 위한 혁신적인 컴퓨터과학(CS) 교육과정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모든 학생들은 중학교에서 4개의 CS 모듈을 이수해야 하며, 9학년(중학교 3학년)에는 중학교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래밍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고등학생의 경우, 졸업시험 응시과목으로 컴퓨터과학을 선택한다면 3년 동안 450시간에 해당하는 컴퓨터과학 수업을 수강해야 한다. 컴퓨터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이스라엘은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매우 강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에스토니아는 2012년 1월에 시작한 ‘ProgeTiiger (의미: programming tiger)’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2016년 9월 신학기부터 소프트웨어를 중학교 정규 과목화하기로 발표했다. 세계 각국은 그야말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미래세대의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앞 다투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소프트웨어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컴퓨팅사고력이 중요한 자산이며, 소프트웨어 파워가 국가경쟁력이 될 것이다. 컴퓨팅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키워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한국과학창의재단 홍옥수 선임연구원

홈페이지 만족도

콘텐츠 내용에 만족하십니까? 현재 페이지의 만족도를 평가해 주십시요. 의견을 수렴하여 빠른 시일 내에 반영하겠습니다.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