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작고 강한 메이커 양성에 주목하라

SW중심사회 2016-09-01 3674명 읽음

 

 

다보스 포럼 창시자 클라우스 슈바프는 제4차 산업혁명은 자본, 재능 그리고 최고의 지식을 가진 이들에게 유리하며, 장기적으로는 중산층 붕괴로 이어져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요소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새로운 시대의 등장으로 인한 기대보다는 무너질 현실을 직시하고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세계경제포럼은 1981년부터 매년 1~2월 스위스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모임으로, 전 세계 기업인과 정치인, 경제학자 등 전문가 2천여 명이 모여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한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정의하고, 이 산업을 주도해 나갈 주요 7가지 기술 영역을 소개했다. 1) 인공지능, 2) 머신러닝, 3) 로보틱스, 4) 나노기술, 5) 3D 프린팅, 6) 유전학, 7) 생명공학이 그것이다.

 

<사진출처 @WEF.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논하는 다보스 포럼 창시자 클라우스 슈바프>

 

 

새로운 산업의 등장과 함께 부상하는 ‘메이커’

1차 산업혁명의 중심은 증기기관이었다. 산업에 인간의 노동력이 아닌 증기기관의 동력이 들어왔다. 2차 산업혁명으로 전기 동력을 활용한 컨베이어벨트 작업 방식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3차 산업혁명은 정보기술의 시대였다. 컴퓨터를 활용한 생산 자동화로 더욱 발전된 다품종 대량 생산의 시대가 열렸다. 앞으로 열릴 제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연결과 융합’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제조 산업 전체에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생산과 관리 시스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생산 과정과 관리 업무에서 사람의 역할이 점점 더 줄어든다. 반복적으로 정형화된 일은 더 많이 기계로 대체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라는 16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약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리라 전망했다. 또한, 사물인터넷의 큰 흐름 아래에서 각각의 기기는 자신이 축적한 데이터를 다른 기기들과 상호교환하며 각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을 한다. 마치 사람이 대화하는 것과 같이 소통하게 된다. 

 

3차 산업혁명 이후 진행되었던 공장 자동화, 생산과정 자동화는 더 확장될 것이다. 모든 부분과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설비들이 태그와 센서로 연결되고 상호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을 것이다. 이런 정보들을 통해서 스스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생산설비까지 변경할 수 있게 된다. 센서 기반 자동화(Sensor-Enabled Automation)에서 소통의 핵심은 무선통신 기술이다.

 

정교한 센서를 장착하고 주어진 상황을 판단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며 스스로 이동하는 기계장치는 산업 전체에 적용될 것이다. 이것은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다. 인공지능이 결합하면 자율주행차, 자동화된 물류시스템, 의료영상 판독 등 그 적용 분야가 광범위하게 확장된다.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융합과 연결의 시대에는 ‘데이터’가 생명이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하느냐가 관건이다. 기기별, 상황별, 개인별 데이터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수집하고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면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기에 머신러닝 기술까지 접목하면 각 기기는 개인비서 기능까지 확장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주목받을 직업의 첫 번째로 ‘데이터 분석가(Data Analyst)’를 꼽았다. 사업에 필요한 자료 수집을 설계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분간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제조업 기반의 개인 또는 소규모 창업 ‘메이커’가 부상하고 있다.>

 

안정적인 고용의 파괴는 각 개인을 자신이 좋아하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할 것이다. 일에 대한 개념도 바뀌고 창업에 대한 도전도 달라지는 것이다. 앞으로 개인 또는 소규모 창업을 통한 생존은 필연적이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메이커(Maker, 1인 기업)’의 등장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인디고고(Indiegogo)나 킥스타터(Kickstarter) 같은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메이커들이 등장하여 성공하고 있다. 핏빗 창업자 한국계 제임스 박은 IPO를 통해 6,000억 원의 사나이라는 성공 신화를 보여줬다.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메이커 양성

3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정보통신산업의 발달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갔고 지금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두이노를 개발하고 공개한 ‘마시모 반지’는 앞으로 오픈소스 하드웨어와 메이커가 결합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하드웨어 전문가와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메이커 공동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미국의 ‘테크숍’이나 독일의 ‘메이커 스페이스’, 중국의 ‘신차젠’ 등이 참고해야 할 모델 중 하나다.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메이커 페어’ 행사를 개최하는 등 메이커 운동을 통해 미국의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또한 메이커들이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메이커 미디어에서 발행하는 메이커진(makezine)과 같은 온라인 미디어도 더 늘어나야 할 것이다.

 

<미국은 메이커 페어 행사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진국들의 대응을 살펴보면 미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앞서나가고 있고, 일본은 전통적으로 강한 산업용 로봇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은 역사적으로 강점을 가진 제조업을 기본으로 ‘산업 4.0 (Industry 4.0)’을 부르짖으며 달려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뛰어넘지 못한다면 국가나 사회는 다가올 산업경제에서 크게 뒤처지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기반,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용성 등 한국 사회는 인프라와 환경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산업과 경제는 여전히 특정 대기업과 하드웨어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앞으로 작고 강한 제조업의 발전을 위해 메이커들을 양성하는 쪽으로의 인프라와 지원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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