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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SW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생각해야 할 것

SW중심사회 2016-10-20 9214명 읽음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펜은 칼보다 강하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에드워드 불워 조지 리튼이 1839년에 쓴 그의 사극 ‘리슐리외 추기경’(Cardinal Richelieu)에 등장하는 말이다. 언론의 자유와 비폭력주의, 여론의 강력한 힘을 빗대어 종종 사용되곤 한다. 사고, 언론, 저술, 정보의 전달은 직접적인 폭력보다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SW교육 관련된 기사들을 보고 있자면 기대뿐 아니라 걱정이 앞선다.

 

매스컴에 보도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SW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SW교육에 대한 사회 인식 제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따른 보도가 아닌 “창조경제를 위한 들러리”, “사교육만 비대화시키는 SW교육” 등의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기사들도 눈에 띈다. SW교육이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한 비판적인 기사들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저 학부모들을 자극하여 불안감을 조성하고, 정치적 이슈로 SW교육을 이용하려는 악의적인 기사들을 보자면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SW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더는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교육으로서, SW교육의 당위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곧 다가올 SW교육의 의무화를 두고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교사이자 학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몇 가지 사안을 살펴보겠다.

 

하나. SW교육은 코딩교육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운다는 표면적인 사실만으로 SW교육을 코딩교육으로만 보는 시각이 있다. 아마도 지금 부모 세대들이 컴퓨터를 처음 배웠던 시기에 컴퓨터학원에서 GW베이직, 코볼, 포트란 등과 같은 프로그래밍 교육을 배웠던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에 대한 오해는 교육과정 개정 배경만 잘 살펴보아도 풀린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2009개정교육과정의 기본 철학이었던 창의성과 인성에 융합적 사고력과 역량을 더하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의성, 바른 인성을 토대로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고자 한다. 그중에서 SW교육은 문제해결 과정 속에서 생각하는 힘을 가진 인재양성의 도구로써 활용된다는 의미이다. 즉, SW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의 사고력 향상에 있다. 단순히 코딩 기술을 향상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말이다.

 

<2015 개정 정보과 교육과정의 교과 역량>

 

SW교육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다면 사교육의 유혹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SW교육과 관련해 학부모 연수를 다니다 보면 많은 부모가 SW교육을 또 하나의 스펙으로 여기고 걱정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느 지역은 벌써 코딩 과외를 한다느니, 초등학교에서 SW교육을 충분히 익혀 놓아야 중학교 가서 다른 교과 내신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SW교육을 이렇게 바라보는 순간, 아이들에게 SW교육은 시작도 하기 전에 부담스러운 과목, 재미없는 과목이 되고 만다. 자신이 생각한 것, 상상한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미있는 SW교육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점수를 따야 하는 지겨운 공부 하나가 더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는 막 시작하는 단계의 SW교육이 영어교육과 같은 전철을 밟도록 해서는 안 된다. 영어교육의 본질은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본질은 사라지고, 높은 점수를 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하여 그저 하나의 스펙으로 취급되고 있다. 사교육이 내세우는 고득점 전략 앞에 힘없이 무너진 영어교육처럼 SW교육 역시 프로그래밍 자격증 획득과 같은 사교육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면, 사고력 향상은커녕 아이들이 돌아야 하는 학원 하나 더 늘리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본질을 봐야 한다. 본질에 아닌 것에 흔들리고 본질이 있어야 할 자리를 내주어서는 안 된다. 내 아이의 즐거운 생각이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기를 바란다면 코딩학원을 알아보는 대신 프로그램으로 만들 이야기에 상상 한 숟가락 더해주고, SW교육과 관련된 책 한 권 사다 주는 것이 어떨까?

 

둘. SW교육은 영재들을 위한 교육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SW교육이 의무화된다는 의미는 보통 교육으로서 SW교육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다만, 의무화 이전에 현재까지 이루어진 SW교육의 대부분이 정보영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SW교육이다 보니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는 SW교육의 내용을 살펴보면, 초등학교에서는 SW기초소양교육으로서 놀이 중심의 활동과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그래밍 체험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중학교 역시 정보 교과를 통해 이루어지는 SW교육은 소프트웨어의 제작 원리를 이해하고 추상화, 알고리즘과 같은 컴퓨팅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었다. 고등학교도 진로와 연계한 심화교육으로서 SW교육이라 하나 이 역시 영재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초․중․고등학교 컴퓨티 사고력 함양을 위한 교육 목표와 내용>

 

그동안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낯선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보통의 아이들이 할 수 없는 어려운 교육이 아니다. 아니, 그동안 정보영재교육에서 어려운 수준의 내용을 힘들게 다루었다면 우리는 그보다는 쉽지만 의미 있는 내용을 재미있게 가르치면 된다. 꼭 어려운 것을 가르쳐야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그 속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면, 본인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에 가까운 교육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데도 일부 연구학교나 선도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SW교육의 내용 중에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는 사례가 종종 보인다. 특히 SW교육이 처음인 아이들이 과연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일부는 연구학교나 선도학교이다 보니 공개수업을 하거나 보여주는 수업을 해야 하는 사정상 아이들의 수준과는 동떨어진 수업이 이루어진다. SW교육에 이제 막 발붙인 아이들에게 ‘인공지능’이니 ‘3D를 넘어 4D’니 뭐니 하는 식으로 수박 겉핥기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SW교육은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이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만을 쫓는 교육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려해 보이고 어려워 보임으로써 뭔가 있어 보이는 그들의 수업 속에는 실상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가르치는 교사가 무엇을 전공했는지에 따라, 혹은 어떤 도구를 다룰 줄 아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교사 개인 역량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전공 내용이나 도구가 초등학교 아이들이 다루기에 적절하지 않은 수준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용을 재구성하거나 방법을 바꾸는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열심히 가르치는 교수 활동만 존재할 뿐 배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수업이다.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 학생 스스로 만들어가는 수업, 학생이 재미있고, 즐거운 수업, 학생에게 의미 있는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쫓아갈 수도 없는 어려운 내용이어서는 안 된다. 조금만 생각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내용, 혼자가 어려우면 친구의 도움 또는 선생님의 작은 힌트가 실마리가 되어 풀어갈 수 있는 수업. 그 속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배움의 희열이 있는 수업. 이것이 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SW수업의 모습, 구성주의에서 말하는 교육의 본질이다.

 

셋. SW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가 없다?

실제로 SW교육 경험을 가진 교사의 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중등의 경우 전공자는 많으나 해당 과목의 실제 전공자를 교사로 선발하지 않아서 문제다. 초등의 경우는 아예 전공자 자체가 많지 않다. 교육대학교에 있는 초등컴퓨터교육 전공자의 수도 적지만, 초등컴퓨터교육을 전공했다고 해서 사전 연수 없이 SW교육에서 요구하는 성취기준에 따라 SW교육을 제대로 할 교사가 얼마나 될까? 아니 얼마나 되었을까? 아마도 2015년 이전이라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불과 2년 사이에 교육 현장에 분 SW교육의 바람은 정말 거세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교육부와 미래부에서 주관하는 SW교육과 관련한 각종 직무연수, 일반연수가 쉴 틈 없이 시행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어디 그뿐인가. 삼성, 네이버, 인텔 등 기업들까지 합세하여 교사 대상 연수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고, 지역자치단체까지 발 벗고 나서서 SW교육 관련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그 내용도 언플러그드 활동, 각종 EPL도구 관련 내용, 피지컬 컴퓨팅, 3D 컴퓨팅까지 다양하다. 정말 황무지와 다름없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충분한 SW교육 역량을 갖춘 많은 교사가 양성되었고, 또 양성되고 있다.

 

<교사들의 SW교육 연수활동 사례>

 

특히 정부나 상위 교육 기관에 의한 탑-다운 방식의 조직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초등컴퓨팅교사협회와 같은 단체의 등장은 우리 교육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사를 위한 SW교육 연수를 스스로 실시하고, 문제해결이 중심이 되는 학생 교육의 장을 펼친다.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교육을 할 것인지 고민한다.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 믿으며 노력하는 교사 집단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지 아니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SW교육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교사도 많다. 시대는 변화하고 있는데 꿈쩍도 하지 않는 분들도 분명 있다. 교육 현장에 있다 보면 절대로 흔들리지 말아야 할 교육이 정치논리에 의해 흔들리고, 경제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열린 교육이 그랬고, 정보교육 역시 그 역사를 살펴보면 정권에 따라 뒤바뀜이 적지 않았다. 이때 느끼게 되는 교육자로서의 열패감이 학습되어 그들을 요지부동하게 한다. 이 역시 지나갈 뿐이라 여기면서.

 

하지만 SW교육을 그 이름 그대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 이름이 SW교육이든 컴퓨팅교육이든 정보사고력교육이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교육이라는 큰 타이틀 아래에서 이를 들여다보고 준비해야 한다. 교사라면, 교육자라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에 결코 소홀할 수 없다.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교육으로서 SW교육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미래교육, 역량교육으로서 바라보자. 그 이름이 어떻게 바뀌든 그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면, 끝까지 해볼 만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뛰어난 인재들이 교사가 된다. 그런 인재들을 데려다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교원양성교육 시스템이 문제이거나 학교교육 현장이 문제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 느꼈던 가슴 뜨거움을 열패감으로 식게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을 점수에 내몰아 그들의 친구마저도 쳐다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처럼, 교사들마저 그저 승진점수에 목매달게 하고 역량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세월 앞에 꺾이도록 해서야 되겠는가.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 뛰어난 제자를 길러낸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에는 희망이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은 아무리 두고 봐도 진리임에 하는 말이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신념(麟)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일(命)을 실행할 만한 힘(衡)을 모두가 다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 그 같은 힘이 있을까 주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괴테

 

부모로든 교사로든 우리는 아이들에게 항상 뜻한 바를 끝까지 실천해 나갈 것을 주문한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도 하고, 힘도 되어주고, 때로는 따끔한 조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 매스컴이 본질을 흔들어놓을 때 그 실체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자신의 교육 소신대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는가. 교육을 흔드는 수많은 다른 논리들 앞에도 올곧게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과 통찰을 가지고 부모로서, 교사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다른 그 무엇도 다 제쳐두고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을 놓고 배움을 실천할 수 있는가. SW교육이 의무화가 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단 한 가지. 그것은 바로 흔들림 없는 교육에 대한 믿음, 미래교육에 대한 희망이다.

 

<※전문가 칼럼의 내용은 SW중심사회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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