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칼럼 |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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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교육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학부모의 바람 

SW중심사회 2017-03-30 6218명 읽음

 


SW교육 의무화와 함께 학부모들의 관심사에 ‘SW교육’이란 키워드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소프트웨어를 배워본 경험이 많지 않기에 SW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지만, 미래 사회에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이해하고, 영어처럼 소프트웨어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배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이에 초․중학생 학부모들은 대부분 정부에서 추진하는 방향에 발맞춰 SW교육을 시키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이가 원한다면 사교육을 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를 둔 학부모 입장은 사뭇 다르다. 2~3년 후 수능과 함께 미래를 좌우할 전공과목을 선택하는 것부터 벽에 부딪힌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우리 아이 장래 희망이 도서관 사서라는데, 이런 일반 서비스 직업은 곧 사라지지 않을까요?”, “소위 잘 나가는 직업으로 알던 의사와 변호사, 통역사가 미래엔 로봇으로 대체된다는데, 사실인가요?” 실제로 타이피스트나 버스 안내원들이 사라져버린 경험을 겪었던 학부모 중에는 이도 저도 아닌 전공과목을 선택하기보다 소프트웨어와 밀접한 전공과목을 선택하는 게 좋을 듯해서 올해 재수를 결정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학생들의 꿈이 학부모에게 현실이 되고, 선생님에겐 수능이 되는 시대니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공교육에서 시행하고 있는 SW교육 및 방과후교육 현장> 

 

물론 요즘 대학들이 소프트웨어 소양을 기본적으로 갖추기 위해 SW강좌를 추가하고 시설을 확충해나가면서 학부모의 걱정을 어느 정도 덜어주고는 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모든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길러주는 것도 아니거니와, 지금 신입생들이 취업할 때쯤에는 스펙에 소프트웨어 능력까지 더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 인턴, 수상경력에 이어 소프트웨어 소양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증도 등장할 것이고, 이를 위한 교육비도 부모의 몫이 될 것이란 걱정에서다.  

 

교육열이 뜨거운 학부모가 아니어도 SW교육에 대한 관심과 걱정은 당연한 일인 듯싶다. 하지만 이 같은 관심과 걱정을 덜어줄 정보가 부재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 신문과 언론, 인터넷에선 SW교육이 중요하다며 SW교육을 받는 현장 취재에 열을 올리지, 정작 SW교육의 목적이나 방향 등 실체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SW교육을 시작하려면 코딩을 배워야 한다는 홍보 글 위주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학부모가 SW교육을 코딩을 배우는 교육이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외국어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SW교육의 의무화가 원활히 정착되고 학부모들이 사교육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와 학교에서는 SW교육에 대한 정책과 방향은 물론이고 그 목적을 정확하게 공유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미래 가치를 창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소프트웨어를 정의하고, 지난 2014년 ‘SW중심사회 실현전략’을 수립해 발표했다. 또한, 교육부에서는 ‘초․중등 SW교육 활성화 방안’에 이어 ‘2015년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통해 초․중․고등학교에 체계적인 SW교육을 도입했다. 7차 교육과정 이후 교육의 정보화가 이뤄지면서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사용법 등을 배우고 함께 참여하는 정보윤리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부모들은 큰 그림만 언론을 통해 접했을 뿐, 세부 내용은 보지 못했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선진국처럼 컴퓨터과학이나 디지털교육 사이트를 별도로 마련해 관련 내용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하며 공유하길 바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학교마다 시행되는 방과후교육 내용이나 선도학교들의 성과와 연구자료 등도 일목요연하게 열람해볼 수 있길 바란다. 그래야 SW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SW교육에 대한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운영 중인 SW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어 학교의 담당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들어보니 SW교육의 목적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공교육에서 시행하는 SW교육은 기존의 코딩 교육, 프로그래밍 교육에서 이뤄지는 코딩 기술이나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아니며, 좀 더 고차원적인 교육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안심이 되기도 했다. “학교에서 국어나 수학을 가르치는 게 국어 학자나 수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경제 활동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죠. 현재의 SW교육 역시 프로그래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며, SW를 활용해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생활에 응용하려는 것입니다.”란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고, 이런 좋은 취지를 널리 알리고도 싶었다. 

 

디지털 멀티미디어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프로그래밍 및 웹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프로그래밍은 하나의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몇 차례나 경험했다. 가령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경우 바둑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면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짜는 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관광 서비스 개발할 때도 방문자 입장에서 어떤 기능이 더 필요할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프로그램과 서비스 기획자와 개발자들이 사전조사를 하는 이유도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치를 확인하고 수요를 듣기 위해서다. 한 마디로 기술은 기술일 뿐, 실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콘텐츠다. 

 

SW교육에서 이런 업계 현실을 반영해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준다니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욕심을 더한다면 SW교육과 함께 체계적인 SW진로교육이 동시에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다. 앞서 사례를 언급했듯 요즘 아이들은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일자리에 대해 관심이 많다. 혹여 자신이 선택한 꿈이 미래에는 사장이 되는 게 아닐지 하는 걱정에 인터넷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질문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도 언론에서 거론된 기사 링크를 제공하거나 학교에서 확인해 보라는 얘기 일색이니 궁금증을 키우는 듯싶다. 

 

<미래 사회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다양한 진로 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있는 해외 교육 현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무인자동차 등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지는 2020년까지 약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SW진로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될 것 같다. 단순 공정의 일자리들이 많이 줄어드는 대신 인간의 창조력이 필요한 전문 분야가 생겨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자신의 꿈이 혹여 로봇에게 대체되지는 않을지 하는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낳을 듯싶다. 정말 인간다운 직업이 무엇인지 반문하며 꿈을 키우기에 여전히 정보가 많지 않은 탓이다. 또한, 로봇에게 대체되기 쉬운 직업을 선택했더라도 정말 원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SW진로교육에서 산업 트렌드를 다루며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도와준다면 좋은 교육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올 초부터 화제가 되었던 아마존 알렉사도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세계 최대의 쇼핑몰을 운영하며 실물 상품과 영화, 음악 등의 무형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는 아마존은 오늘날 가장 유망한 인공지능 플랫폼 사업자가 되었다. 단순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각종 기능을 접목할 수 있는 ASK(Alexa Skills Kit)와 음성대화를 제공하는 AVS(Alexa Voice Service)를 통해 외부 개발자들이 알렉사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알렉사 스킬스는 이미 1만여 개가 넘었다고 한다. 커머스란 탄탄한 수익 모델에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술력,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알렉사를 탑재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변화하는 트렌드를 공유하면서 미래의 직업에서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면 좋은 게 무엇인지 고민한다든지,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술로 만들고 싶은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현실적인 SW진로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수능에 치여 꿈을 찾기도 힘든 고등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SW교육을 운영할 때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의 요구도 실시간으로 반영했으면 한다. 현재 우리 아이들은 SW교육을 통해 디지털 폭력의 위험성을 배우고 다함께 공존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을 위한 기본 윤리를 배운다. 이는 전 세계적인 SW교육 트렌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발 빠르게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구분하는 법 등의 사회 현상을 반영한 교육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는 초등학생들의 경우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 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국내 교육 현장에 반영되어 올바른 온라인 시민으로 성장하게 도와주길 원하는 바다. 

 

국내 SW교육 의무화에 대해 현재 주변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어떤 식으로 SW교육을 시킬까 고민했던 부모들에게 사교육의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 마음은 항상 욕심이 크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란다. 부모 마음에 발맞춰 SW교육 방향에 대해 계속 공유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꿈을 찾으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SW진로교육과 시의적절한 디지털 윤리교육이 함께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배를 만들고 싶으면 나무를 모아 송판을 자르거나, 일감을 나눠주는 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대신 사람들 가슴에 광막하면서도 아름다운 바다에 대한 욕망을 일깨우라.”란 생텍쥐페리의 <성채> 문장이 절실히 공감되는 학부모의 바람이다. 

 


※전문가 칼럼의 내용은 SW중심사회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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