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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기술, 홀로그램의 현주소

SW중심사회 2017-02-22 3397명 읽음

 

 

대학 시절 혜화동 거리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들린 김광석 콘서트의 기억이 아련합니다. 당시 관람객들은 등받이 없는 딱딱한 의자에 오밀조밀 모여 이제는 고인이 된 김광석의 숨 고르는 소리까지 바로 앞에서 들으며 연주를 감상했죠. 지금처럼 음향 시스템이 썩 좋지 않아 하모니카 소리가 균일하게 들리지 않았어도, 그게 또 낭만이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그의 혼과 열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죠. 

 

그리고 20년이 지난 작년 그를 다시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대구의 김광석 거리에서 홀로그램(hologram)으로 말입니다. 이제는 대구의 명소가 된 김광석 거리에 생긴 홀로그램 콘서트장은 혜화동 콘서트장만큼이나 작은 규모였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영상으로 홀로그램 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가 상영되었습니다. 오디션을 통해 대학로에서 활동 중인 고 김광석과 흡사한 배우를 캐스팅하고 최대한 김광석처럼 행동을 취하며 실사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CG로 피부를 입히고 배우의 몸과 고 김광석의 얼굴을 합쳐 홀로그램 콘서트를 만들게 된 것이죠.

 

<고인의 콘서트 장면을 재현해낸 고 김광석 홀로그램 콘서트, 자료출처 :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는 김광석과 같은 문화유산을 홀로그램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관광자원으로 확충하는 동시에, 홀로그램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디지털 헤리티지 사업의 하나로 고 김광석의 홀로그램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특히 현재 활동하는 가수들의 콘서트 내용을 홀로그램 콘서트로 만드는 일은 많지만, 이번처럼 고인을 홀로그램으로 복원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드물다고 하네요. 그런 점에서 홀로그램 기술에 대해 더욱 관심이 쏠립니다. 

 

 

■ 3차원 입체 영상, 홀로그램 기술은?

홀로그램의 홀로(holo)는 그리스어로 ‘완전함’을, 그램(gram)은 ‘정보’를 뜻합니다. ‘완전한 정보’란 의미로, 3차원 영상을 통해 실물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사진이 바로 홀로그램입니다. 홀로그램은 물체에서 방출되는 빛의 파면에 대한 정보를 필름에 기록하는 홀로그래피 원리를 이용해 만듭니다. 홀로그래피 원리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전기공학자 데니스 가보르(Dennis Gabor) 교수로, 그는 1947년 홀로그래피 원리를 발견하고 증명하여 1971년 노벨상을 받기도 했죠. 

 

가보르 교수가 발견한 홀로그래피는 두 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서 입체 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기술입니다. 구체적으로 첫 번째 레이저광은 피사체를 반사시키고, 두 번째 레이저광은 피사체에서 반사된 광선에 부딪히게 하여 간섭무늬를 만들고, 이 간섭무늬를 필름 위에 기록하는 것이죠. 물론 가보르 교수가 처음 홀로그래피 원리를 발견했을 당시에는 수은등 빛을 아주 작은 구멍에 통과시켜 간섭 효과를 얻음으로써 입체적인 상이 맺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얻어진 상은 매우 희미해 사람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고 해요. 

 

<레이저를 활용한 홀로그래피 기술을 완성한  E.N.리스, J.우파트닉스(좌)와 홀로그래피 원리를 처음 발견한 데니스 가보르 교수(우), 자료출처 : 위키피디아>

 

가보르 교수의 연구는 1960년대 발명된 레이저 광원이 결합하면서 홀로그램의 실용화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많은 과학자들이 레이저 광선을 통한 홀로그램 실험에 참여했는데요, 그중 미국의 E.N.리스(E.N.Leith)와 J.우파트닉스(J.Upatnieks)가 1962년 레이저 홀로그래피 기술을 완성하는 데 성공하죠. 이후 홀로그램의 응용 기술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레이저가 개발된 1960년대에는 정말 다양한 홀로그램 기술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홀로그램 뒤에서 빛을 비춰 투과해 나온 상을 홀로그램 앞에서 볼 수 있게 제작한 ‘투과형 홀로그램’과, 홀로그램 앞에서 빛을 비춰 반사해 나온 상을 홀로그램 앞에서 볼 수 있게 제작한 ‘반사형 홀로그램’입니다. 또한, 1968년에는 미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벤턴(Stephen A. Benton)이 색상 재현이 가능한 ‘레인보우 홀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레인보우 홀로그램은 백색 광원으로 상을 재생 및 재현한 기술로, 미술사에도 큰 영향을 주었죠. 덕분에 1969년 영국의 마가렛 벤욘(Margaret Benyon)이 처음으로 레이저 재생을 통한 홀로그래피 개인전을 개최했으니까요.

 

 

■ 생활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홀로그램 응용 사례

홀로그램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와 지폐에 부착된 반짝반짝한 스티커를 떠올립니다. 실제로 홀로그램은 1983년도부터 마스터카드에 위조방지 용도로 도입되면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죠. 이후 2004년에는 위조 여부를 3차원으로 가려내는 3차원 홀로그램도 개발되었는데요, 이 기술은 별도의 입체 안경이나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어떤 각도에서 봐도 입체적인 영상이 보이도록 한 게 특징입니다. 

 

홀로그램 콘서트도 홀로그램 기술을 상용화시킨 일등공신입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홀로그램 콘서트의 시작을 1862년 영국의 발명가 헨리 더크(Henry Dirk) 때라고 주장하는데요, 당시 그는 <페퍼의 유령> 공연에서 유령을 표현하기 위해 피사체를 반사해 다른 공간에 희미하게 비추는 방식을 썼다고 하네요. 물론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더크의 발상이 홀로그램 콘서트의 시발점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위조 방지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홀로그램 기술(좌)과 2014년부터 상영 중인 한류스타 홀로그램 콘서트 현장(우), 자료출처 : K-live>

 

국내에서는 2010년 범정부 차원에서 ‘3D산업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2012년 이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극 도입하면서부터 홀로그램의 시장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부터 3D 영상시대의 본격화 및 세계 진출 기반 구축을 마련한다는 비전 아래, 3D 영상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홀로그램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죠. 이어 2014년 세계 최초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K-live 홀로그램 콘서트장을 열었습니다. K-live 홀로그램 콘서트장에서는 싸이, 빅뱅, 2PM, GOT7 등 내로라하는 한류 스타들의 공연을 실제 콘서트장처럼 재현하고 있는데, 살아있는 스타를 보는듯한 현실감과 생동감 때문에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죠. 오는 3월에는 광주에도 홀로그램 공연장을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한 BMW의 홀로액티브 터치시스템, 자료출처 : BMW 공식사진>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는 BMW가 ‘홀로액티브 터치시스템’을 발표했는데,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해 관람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에서 톰 크루즈가 허공의 홀로그램 터치스크린을 이용했던 것처럼, 운전자가 허공에 떠 있는 홀로그램 스크린을 터치해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키노모(Kino-mo)라는 영국 업체는 공중에 홀로그램 영상들이 떠다니는 것을 연출했는데, 이 홀로그램들을 PC나 스마트폰에서 원격으로 수정하고 관리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 사례가 기대되는 기술이었죠. 

 

홀로그램은 선거 유세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2월 초, 프랑스 좌파당의 대선 후보 장뤽 멜랑숑(Jean-Luc Mélenchon)은 리옹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홀로그램으로 생중계해 파리 시민들도 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2014년에도 있었습니다. 현재의 인도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가 100여 개 지역에 동시에 송출되는 홀로그램 기술을 사용해 45일간 1,500개 지역에서 3,000여 회의 선거 유세를 했으니까요.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며 선거 유세 중인 프랑스 대선 후보 장 뤽 멜랑숑(좌)과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를 의료에 활용한 사례(우)>

 

의료 분야에서도 홀로그램은 유망 기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15년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10과 함께 홀로렌즈를 발표했는데, 의료 콘텐츠와 결합하여 사용되기 시작했죠. 홀로렌즈는 이용자가 위치 공간을 3차원으로 스캔한 뒤 홀로그램 콘텐츠와 융합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장비로, 의료 수업이나 수술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국내 기업인 토모큐브는 최근 3차원 홀로그램 현미경을 상용화하여 살아있는 세포를 입체적으로 관찰하게 했습니다. 홀로그램과 CT기술, 머신러닝이 결합된 3D 현미경으로, 컴퓨터 혼자서 세포 영상을 판별한다는 점에서 그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처럼 홀로그램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되어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실과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사실감과 몰입감, 현장감 있는 실감미디어 홀로그램은 정치, 경제, 의료, 교통, 엔터테인먼트 등에 하나둘 현실화되고 있고, 올해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이에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실감미디어 사례를 발굴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인력양성이 필요해지고 있고, 실감미디어센터 등 정부의 지원도 커지고 있죠. 올해나 내년쯤엔  <아이언맨>에서 인상 깊었던 홀로그램 전자 비서 ‘자비스’와 같은 서비스를 기대해볼 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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